쉼 없이 돌아가는 전쟁 기계들과 변방의 공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매섭게 휘몰아치는 눈보라와 뼛속까지 스며드는 혹한이 남은 생활권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땅이 굳고, 자원은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과거의 개념들이 방법론으로 거론되면서, 갈등은 더욱 원시적인 방식으로 치닫고,
그 틈 속에서 사람들은 고통과 공포에 신음합니다.
지배자들의 합의된 계획이나 음모가 아닌 그저 망가진 정의와 윤리의 개념이 이끌어가는
‘마지막 100년’ 동안 인류는 민족, 종교, 이념, 혹은 그 어떤 이유가 되었든 죽지 못했기에 살고,
그것도 조금이라도 나은 형편을 위해 손에 닿는 무엇이든 주워들어 맞설 것입니다.
먼 곳을 내다보지 못한 채 각자의 의미를 붙잡은 이들에게 약속된 미래는 없었습니다.
희생된 자들의 추모는 행사가 되고, 행사는 곧 다시 다음 전쟁의 명분이 됩니다.
그렇게 정의의 이름으로 거행된 모든 전쟁의 끝은 오직 또 다른 무한한 살육과 희생의 늪이었습니다.
그리고 시곗바늘이 흘러 2100년 1월 1일에 다다를 때,
사람들은 질문을 늦춘 대가로 답을 잃었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게 될 것입니다.